인간은 꽤 살아가는 것에 집착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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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보가트로는 어머니가 나와 나에게 이런 저런 잔소리를 할 줄 알았다. 방에서 실험하다 터트리지 말라느니, 뭔 또 이상한 풀 뜯어와서 팔에 바르고 앉아있냐느니, 네 피가 왜 필요하냐느니, 조스마 좀 놀아주라느니... 무어 그런 잔소리들.
나는 잔소리 듣는 것을 싫어했고, 그래서 흘려들었고, 세상 어느 누가 잔소리 듣는 것을 좋아할까 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일단 난 아니다. 그래서 당연하게 어머니가 나올 거라 생각했다.
...어머니가 아니라면 알기에바가 나와 날 짓궂게 괴롭히는 것 정도... 그도 아니면 남동생이 장난감을 부수는 소리 무어 그런 것들...
생각해보면 이건 싫어하는 것들이지 무서워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보가트는 나에게 아몬드를 먹이려고 했다. 저 아몬드도 보가트로 만들어낸 환상이니 먹지는 못하려나... 애초에 먹었더라도 별 반응이 올라오지는 않았겠지만... 저게 진짜 아몬드였으면 나는 진작 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며 기도가 부어올라 숨을 쉬지 못하게 되었을 것이겠지. ...아아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결국 나는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숨을 쉬지 못하는 감각을 끔찍이도 싫어했으며, 살아가는 것에 별 흥미가 없다고는 하나, 결국 나도 살아있는 생명체이므로 삶에 대한 집착이 강했으며, 살아가기를 원했다...라.
썩 좋은 감각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야 깨닫고 유유히 교실 밖으로 나간다. 나가서 기분 전환이나 해야지. 바람이나 쐬자. 그러고 나면 한결 기분이 가벼워질지도 몰라.